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크게 이겼다. 줄리아 로버츠,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스타 연예인들이 대거 나서서 해리스를 지원했으나 소용없었다.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 경제다. 미국은 4년 전보다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도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생활비 부담으로 살기가 힘들어지자 해리스에서 트럼프로 지지율이 10%나 빠져나갔다.
미국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 다음으로 중요한 이슈가 이민자 정책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저소득층에서도 민주당 정부가 불법이민자에게 무료 휴대폰과 주택을 제공하는 것에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민주당 정부의 느슨한 국경정책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던 히스패닉(남미계) 유권자들조차 이젠 더 이상 불법이민자를 받지 말자며 트럼프 쪽으로 지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를 지지한 히스패닉 유권자는 4년 전 조 바이든 때보다 약 15%나 줄었다.
해리스가 우위를 점하던 낙태 문제는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TV 토론에서 트럼프는 여성의 낙태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낙태 문제를 각 주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비교적 잘 방어했다.
선거에서 후보자의 이미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앤절라 학생의 말처럼 해리스가 여러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바꾸며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자 실망한 젊은 유권자 지지율이 4년 전에 비해 6% 정도 줄었다. 민주당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앤절라 사례처럼 기권을 택했다고 한다.
미국민은 부유하고 강한 미국을 원한다. 트럼프는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로 강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총알이 귀에 스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들며 싸우자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고 괴팍하고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민은 약한 이미지의 해리스보다 더 세고 강한 이미지의 트럼프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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