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비수도권보다 비싼 전기료 내나"…인천 '부글부글'

입력 2024-11-11 17:47   수정 2024-11-12 01:05

지역별 전기요금제도가 정부 방침대로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제주 등 세 구역으로 구분돼 시행되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인천은 수도권으로 묶여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처럼 역차별이 예상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전력자급률도 요금 부과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할 예정인 지역별 전기요금제는 전국을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 등 세 개 지역으로 구분해 전력 도소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 이런 방식에 따르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자체 주민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지역에 발전소가 많은 인천이 대표적이다. 인천은 전력 자급률이 186.3%에 달하지만 수도권으로 묶인 탓에 주민들은 비수도권 지역보다 비싼 전기료를 부담해야 한다.

전력 자급률이 각각 3.1%, 9.3%밖에 되지 않는 대전과 광주는 비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전기요금 혜택을 보게 된다. 전력 자급률이 상위권인 경북(215.6%)과 강원(212.8%) 등은 비수도권으로 일괄 분류돼 전기 생산량에 비해 전기요금 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지역별 전기요금제 시행 구조가 전력 수요의 지방 분산과 에너지 사용 합리화라는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제도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지자체들의 반발은 커지는 분위기다. 인천이 지역구인 허종식·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초 전기요금을 정할 때 지자체의 전력 자급률과 지역 균형발전을 함께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5개 시·도는 지난달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전력 자급률이 낮은 시·도와 묶여 전기요금이 부과되면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도를 조속히 도입하기 위해 우선 세 개 구역으로 나눠 시행하는 것”이라며 “향후 지역 구분을 어느 정도까지 세분화할 것인지 등은 각 지자체와 충분히 소통하며 바람직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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