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능성을 늘린(proliferation) 해였습니다. 내년엔 실행(execution)을 통해 성과를 수확을 하겠습니다.”
제임스 지씨셀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뮨셀엘씨’와 CAR-NK 세포치료제 성과를 내년에 본격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 세포치료제, 미래를 위한 약’(K-Cell, Cure for Tomorrow)이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지씨셀은 이뮨셀엘씨의 기술수출과 신규 CAR-NK 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대해 강조했다.
지씨셀은 2018년에도 이뮨셀엘씨의 미국 진출을 위해 FDA를 두드린 적이 있으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전 본부장은 “세포치료제가 항암 치료에 널리 쓰이게 된 오늘날과 달리 당시는 상황이 달랐다”며 “이뮨셀엘씨의 생산공정이 성숙된 만큼 이번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뮨셀엘씨는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허가를 받은 뒤 2012년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국내 첫 항암 세포치료제다. 간세포암 제거술 후 항암보조요법으로 쓰인다. 임상 3상에서 재발율 33% 감소, 사망률 70% 감소를 확인했다.
업계는 시장상황이 이뮨셀엘씨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뮨셀엘씨를 제외하면 간세포암 절제 환자들 위한 다른 보조요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절제 후 재발하거나 절제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들을 위한 1차 치료요법인 티쎈트릭+아바스틴을 수술후 보조요법으로 사용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최근 임상에서 실패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을 보조요법으로 쓴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OS)이 오히려 줄어들었다.(위험비 1.42)
이뮨셀엘씨의 이전 확증임상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데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쌓인 리얼월드데이터(RWD) 또한 아시아인(한국인)이 다수여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지않느냐는 질문에 전 본부장은 “이뮨셀엘씨는 환자 맞춤형 자가치료제”라며 “오히려 인종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NK세포에 암항원수용체를 발현한 CAR-NK는 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두주자였던 미국 페이트 테라퓨틱스나 엔카르타 등이 임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NK세포는 T세포 대비 부작용이 적고 대량생산에 용이해 ‘반짝’ 주목을 받았으나 NK세포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있는 다국적제약사는 MSD와 다케다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성용 지씨셀 연구소장은 “어느 세포로 NK세포를 만드느냐에 따라 효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며 “우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나 말초혈액(PB)으로 CAR-NK를 만든 경쟁사와 달리 제대혈줄기세포로 만들어 효능이 장기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iPSC 대비 유전자 조작을 적게 해도 돼 수율이 높은 데다, 독성이 적고, 말초혈액 유래 NK세포 대비 장기간 체내에서 지속된다는 것이 원 소장의 설명이다.
지씨셀의 고유 CAR-NK 후보물질로는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GCC2005가 임상개발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T세포 표면에 있는 암항원을 추적하는 CAR-NK로 문제가 되는 T세포를 모두 죽이는 전략이다. 이를 두고 혈액암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CAR-T 치료제의 개발 방향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혈액암의 일종이지만 같은 T세포인 CAR-T로 접근이 불가능한 T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씨셀은 지난 11일 HER2 CAR-NK AB-201의 호주 임상을 자진취하했다. AB-201은 HER2 항체치료제인 허셉틴 및 엔허투에 불응하는 환자들을 위한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AB-201의 국내 임상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호주 임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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