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이날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지난 8월(2.5%)보다 0.3%포인트 낮은 2.2%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 등 더딘 내수 회복세를 감안해 올 하반기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1.7%로 대폭 끌어내렸다. KDI는 민간소비가 여전히 낮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생각한 것보다 늦어졌다”며 “고금리가 건설투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성장률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대비 0.1%포인트 낮은 2.0%로 조정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나빠지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주요 IB도 성장률 눈높이를 낮췄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주요 IB 여덟 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성장률은 지난달 말 기준 2.3%(평균치)로 한 달 만에 0.2%포인트 하락했다.
"내년 수출증가율 7%→2.1%로…반도체·자동차 등 구분없이 둔화"
KD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통상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경기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각국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이는 곧 수출 둔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세 장벽도 수출 감소세를 불러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보편관세 20%를 물리면 한국 전체 수출액은 448억달러(약 63조원) 감소할 수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9월 말 평균 2.1%에서 10월 말 평균 2%로 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HSBC 1.9%, 노무라 1.9%, 바클레이스 1.8%, 씨티 1.8%, JP모간 1.8% 등 5개 IB가 2%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내놨다. 이 같은 경제 전망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공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은 추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25~2030년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구축하고 진입장벽을 낮춰 혁신적 신생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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