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등 일부 상장사의 ‘밸류다운’ 행위가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주환원은 고사하고 오히려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반복되며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공시에서 “확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에 인수합병(M&A)을 하기 위해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수페타시스가 M&A 대상이라고 밝힌 제이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억원을 낸 2차전지 소재 업체다. 본업과 관계없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주주에게 추가 자금을 요구한 셈이다. 증자 방식과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라는 공시 시점 모두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가는 공시 다음 거래일인 11일 22.68% 급락했다.
고려아연은 주가가 150만원을 넘어가던 시점에서 67만원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주가는 공시 다음날 곧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유상증자는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
박한신/이시은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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