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자동화 등 디지털 전환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은 사무직이나 단순 노무 직군으로 예측됐다. 반면 숙련도가 필요한 전문가나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직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AI 및 자동화가 국내 산업·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디지털 기반 기술혁신과 인력수요 구조 변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20개 업종 1700개 사업체와 업계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서비스직은 AI나 자동화에 따른 대체 가능성이 낮을 것(21~40%)이라고 응답한 반면 사무종사자, 판매종사자, 장치·기계 조립, 단순노무 등의 직군은 대체 가능성이 높을 것(61~80%)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챗GPT 등 생성형 AI 도입으로 모든 직업에서 노동력 대체 등 고용구조 변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단순반복 직무 △반복적이지 않은 육체적 직무 △반복적이지 않은 사고·인지 직무 순으로 노동력 대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일자리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디지털 전환 기술로는 AI를 지목했다. 현재 AI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18.3%였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용 규모가 5년 뒤 8.5%, 10년 뒤엔 13.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산업별로는 음식·숙박업(2028년 기준 14.7% 감소)과 운수·물류업(2035년 기준 21.9% 감소)의 고용 감소폭이 클 것으로 봤다.
디지털 기술로 도움 받을 직무는 인지적 특성을 가진 ‘연구직 및 공학 기술직’이 꼽혔다. 디지털 기술이 직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74.2%)이란 답변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자동화 영향을 직접 받는 ‘설치·정비·생산직’은 대체될 것(63.3%)으로 보는 비중이 컸다.
“디지털 전환과 활용이 활발하게 전개될 경우 평균 근무시간은 감소하고 임금은 증가하는 등 노동의 질이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대응을 위해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디지털 전환이 산업·직업·직무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산업 및 고용구조 변화에 대응한 제도 및 정책도 요구된다”면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야기되는 직무 변환 및 산업구조 전환에 대비한 직무 재교육 및 훈련, 유휴인력 지원책 준비 등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