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덮친 차량에 35명 사망…에어쇼 흥행 찬물될까 침묵한 中

입력 2024-11-12 22:27   수정 2024-11-12 22:53



에어쇼 행사가 열리는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인파를 덮쳐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12일 주하이시 공안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8분께 판 모씨(62세·남성)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주하이시 체육센터 정문을 뚫고 강제 진입해 사람들을 들이받았다. 홍콩명보는 사고 발생 지역이 현지 주민들이 운동을 위해 자주 찾던 400m 길이의 보행자 전용 구역이라고 보도했다.

범행 직후 공안국이 출동해 용의자 판 씨를 체포했다. 판 씨는 범행 이후 자해를 시도했으나 경찰이 제지해 병원에 이송했다.

공안 당국은 CCTV 영상과 증언, 전자 증거들을 분석한 결과 "판 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해로 혼수 상태에 있는 판 씨는 현재 조사에 응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공안국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해당 사건 검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일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사건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급속히 유포됐으나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웨이보 인기 검색어였던 '주하이 스포츠센터'는 내려갔고, '주하이 에어쇼'가 원래대로 최상단에 복귀했다.

특히 주하이시 당국은 이날 개막한 중국 최대 에어쇼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상자들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부상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일에 세심하게 힘쓰라"며 "살인자는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 모든 지역과 관련 부서는 위험 원인에 대한 예방과 통제를 강화하고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며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을 엄격히 방지하고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라"라고 주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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