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피로감'에…3대지수 동반 하락 [뉴욕증시 브리핑]

입력 2024-11-13 07:25   수정 2024-11-13 07:26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이후 이어진 '트럼프 랠리'가 멈추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15포인트(0.81%) 내린 4만3910.9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36포인트(0.29%) 밀린 5983.9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36포인트(0.09%) 내린 1만9281.40에 장을 마쳤다.

3대 지수가 동반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그간 이어진 '트럼프 랠리'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증시가 조정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잠재적 수혜 대상으로 여겨진 소형주가 전반적으로 압박을 받으면서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가 1.77% 하락했다.

트럼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이날 6%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을 형성하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중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2.09% 오르며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1%가량 상승했다. 메타플랫폼스와 알파벳은 강보합 마감했다.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는 전반적으로 약세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 대비 0.93% 하락하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24개 종목이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 넘게 떨어졌고, AMD와 퀄컴도 2%대, 인텔은 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체제에서 관세 부과 등 반도체 무역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베르트의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거래를 주도한 것은 아마도 약간의 피로감일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부채와 적자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재정적자는 그것이 문제일 때 문제가 되는데 시장은 지금 그걸 문제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기 내각에 입각할 인사들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 보좌관에는 육군 특수전 부대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이 낙점됐다. 두 사람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기반으로 둔 친(親)트럼프 인사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가 예정됐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지낸 톰 호먼은 '국경 차르'로 지명됐다. 차기 재무장관으론 소로스펀드에 몸담았었고 키스퀘어그룹을 설립한 스캇 베센트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반중·반이민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는 이민자 감소와 무역분쟁 격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한 뒤 4개월 만에 소폭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와 기술,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임의소비재와 의료, 재료, 부동산, 유틸리티는 1%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다음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7.9%로 상승했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62.1%로 전날 마감 무렵 대비 3%포인트 내려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6포인트(1.74%) 내린 14.71을 기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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