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인츠바이오가 폐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인공지능(AI)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학계와 연구소,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한 4세대 항암제 ‘JIN-A02’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로 EGFR 돌연변이 극복 길 열어
폐암은 유전적 다양성과 내성 문제로 치료가 매우 복잡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특히 EGFR 돌연변이는 폐암 치료에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돌연변이는 항암제에 내성을 일으켜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특히 Exon19 결손 변이와 C797S 변이 같은 돌연변이는 기존 항암제를 무력화시킨다. 이 경우 새로운 치료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이인츠바이오는 최신 AI 기술과 슈퍼컴퓨팅을 활용해 혁신적인 맞춤형 치료제 JIN-A02의 개발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JIN-A02는 기존 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에 내성을 유발하는 C797S 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EGFR 변이를 효과적으로 표적하는 혁신적 신약이다.
회사는 AI를 통해 EGFR 단백질의 구조적 복잡성을 원자 수준에서 분석해 약물이 단백질에 어떻게 결합하는지 시뮬레이션한다. 또한 내성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최적의 약물을 디자인한다. 슈퍼컴퓨팅 기술은 분자 동력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물과 단백질간 상호작용을 시각화하고, 약물의 결합 안정성을 평가해 효능과 안전성을 최적화한다.
유우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라며 “AI와 슈퍼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약물의 분자 수준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이를 통해 맞춤식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AI 신약개발은 기존 신약개발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AI는 방대한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암세포의 병리학적 특징을 해독한다. 약물의 효능과 독성을 동시에 예측해 최적의 약물 후보군을 선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 확률을 현저히 낮춰 연구 속도를 높이고, 신약개발의 경제적 효율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제이인츠바이오는 JIN-A02는 단일 치료제 개발을 넘어 병용 요법의 가능성까지 연구하며, 제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조안나 제이인츠바이오 대표는 “우리 연구는 실제 환자 샘플을 기반으로 데이터 예측과 약물 합성, 임상시험을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라며 “AI와 슈퍼컴퓨팅 분석 덕분에 신약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며 세계적 수준의 정밀 의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산학연정 협력으로 AI 성능↑
제이인츠바이오는 이러한 난제에 맞서기 위해 산업계, 학계, 연구소, 정부가 협력하는 산·학·연·정 모델을 구축했다. 이 공동연구 모델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다안암연구실), DGIST,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각 기관은 AI·슈퍼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폐암의 생물학적 기전을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산·학·연·정 공동 연구진은 암 치료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향후 연구 및 임상 적용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다. 현재 진행 중인 ‘AI-슈퍼컴퓨팅 기반 맞춤형 폐암 치료제’ 프로젝트의 중간 성과는 내년 상반기에 해외 주요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글로벌 바이오 커뮤니티에서 제이인츠바이오의 기술적 우위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폐암 신약 ‘렉라자’ 개발 주역이자 본 연구 총괄책임자인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폐암의 EGFR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한 신약 개발은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유전체 분석이 필수적”이라며 “국가가 보유한 강력한 AI 프로그램과 슈퍼컴퓨팅 기술은 이 복잡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접근법은 글로벌 수준의 정밀 의학을 실현할 중요한 토대가 될 것”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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