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 머스크가 'DOGE' 이끈다"…트럼프 '파격 발표' 이유

입력 2024-11-13 12:12   수정 2024-11-13 17:17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를 ‘정부 효율성위원회(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의 수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위대한 일론 머스크(the Great Elon Musk)가 미국의 애국자인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정부효율성위원회(DOGE)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도지 코인‘으로 유명한 것에서 유래한 듯한 이름이다.

머스크는 정부의 비효율성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트럼프 정부를 도와 정부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글에서 “머스크는 이 결정이 (정부) 시스템과 정부의 낭비에 관련된 매우 많은 사람들 모두에게 충격파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이 위원회는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을 줄이고 불필요한 인원을 재배치하는 역할을 주로 맡을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두 사람은 연 6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출 중에서 대규모 낭비와 사기를 몰아내서 우리 경제를 자유화하고 미국 정부가 ‘우리 시민들’에게 책임있는 조직이 되도록 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2026년 7월4일까지 한시 운영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더 효율적이고 덜 관료적인 더 작은 정부는 250번째 독립기념일에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정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고 국방지출 등을 줄이는 한편 시장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민들의 세금을 가장 어리석은 방식으로 쓴 사람들에 대한 순위표를 만들겠다면서 “매우 비극적이지만 매우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400개가 넘는 연방기관이 너무 많다며 99개면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라마스와미도 X에 “DOGE는 곧 정부의 낭비, 사기 및 남용 사례에 대한 크라우드소싱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미국인들은 극적인 정부 개혁에 투표했으며, 그들은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적었다.




미국 연방정부와 관련해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총 28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만명을 재배치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와 머스크의 구상이다. 1기 정부에서는 내무부가 토지관리국(BLM) 본부를 콜로라도의 그랜드정션으로 내쫓았으며, 농무부의 경제연구서비스(ERS)와 국립식품농업연구소(NIFA)도 워싱턴 밖으로 밀려났다. 트럼프와 머스크는 이런 행위를 ‘늪지에서 물을 빼는 일’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특히 환경보호청(EPA)를 워싱턴 밖으로 내보내야 할 1순위로 꼽는다. 다만 고위공무원단(SES) 소속 직원들은 쉽게 이전할 수 있으나, 기관 전체의 이전과 폐쇄는 연방법 변경사항이어서 의회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페더럴뉴스네트워크는 지적했다.

트럼프와 함께 DOGE를 이끌게 될 라마스와미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사퇴한 후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기업가다. 미국 신시내티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2007년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높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나왔다. 2014년에 차린 바이오회사 로이반트(Roivant) 사이언스로 성공을 거두면서 백만장자가 됐다. 경선 과정에서 갑자기 등장한 젊은 갑부로서 트럼프 당선인과 비슷한 언행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국방장관과 중앙정보부(CIA) 국장, 이스라엘 대사, 중동 대사 등도 잇달아 발표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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