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리더로 공식 지명되면서 미국 관료주의와 이에 따른 과잉 지출 삭감에 나선다. 미국 정부의 공무원 수와 재정 낭비를 줄어 2조 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게 목표다. 정부 효율성을 막는 관료주의 수술은 필요하지만 2조 달러 목표는 국방비 감액 등을 포함하지 않고선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 또 정부효율부 신설이 “미국 구하기(Save America) 운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잠재적으로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추진한 비밀 군사 프로젝트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매년 6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출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방대한 낭비와 사기를 제거할 것”이라며 “이들의 작업은 2026년 7월 4일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현재 2024 회계연도 미국 정부의 총 지출은 6조 7500억 달러, 총 수입은 4조 9200억 달러다. 총 수입에서 총 지출을 뺀 재정적자는 1조 8300억 달러로 이전 회계연도보다 1380억 달러가 증가했다. 이에 따른 총 국가 부채는 35조 4600억 달러다.
라마스와미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다. 경선 당시 그는 미국의 국방력 강화 필요성과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등을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연방수사국(FBI), 교육부, 원자력 규제위원회 등 연방정부 기관을 없애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이후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뒤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 지지하며 그의 최측근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2조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연방 예산 삭감에서 2000억 달러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전 학장인 경제학자 글렌 허버드는 “국방비, 연금 프로그램, 이자 지출과 같은 항목이 지출 삭감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다른 항목들만으로는 2조 달러에 달하는 절감액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부처를 만들 경우 하원 및 상원에서 부처 설립을 위한 근거법이 통과해야 할 뿐 아니라 인력 배치 및 예산 배분 등도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2026년 7월 4일까지 부처 신설도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01년 9·11 테러로 필요성이 제기된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2002년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 2003년에 정식 부서로 출범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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