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와 대출 규제 여파로 전세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빌라 원룸(전용 33㎡) 전세 비중은 39.3%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49.7%)과 비교해 10.4%포인트 줄었다. 올 3월(42.3%) 이후 전세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오피스텔 원룸의 전세 비중은 지난해 9월 36.4%에서 올 9월 24.1%로 줄었다. 1년 새 약 12%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전세 감소는 전세를 월세로 돌린 집주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포구 신수동 A공인 관계자는 “빌라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해 전세 매물이 적었는데 전세사기가 불거진 이후 있던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며 “빌라와 오피스텔 매매가가 전셋값과 비슷해져 전세 대출이 안 나오는 물건도 다수”라고 말했다. 비(非)아파트 시장 침체에 따른 거래 감소로 집주인이 세를 받기보다 매매로 내놓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주택 공시가의 150% 이하면 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공시가의 126% 이하여야 한다. 세입자를 들이기 위해서는 전세보증금 가격을 기존보다 낮출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전세사기로 인해 세입자에게 보증보험 가입이 중요해져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요자는 빌라 등 비아파트로 가기 마련”이라며 “최근에는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는 등 월세가 강세”라고 설명했다.
빌라와 오피스텔 전세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신촌부터 광흥창 대흥 공덕 등 일대를 다 돌았는데 근저당이 없는 전세 물건이 10건 중 두세 건으로 적었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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