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3구역 현대, '최고 70층·5175가구'로 재건축

입력 2024-11-13 17:30   수정 2024-11-21 15:37

‘압구정 구현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이 최고 70층, 5175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앞서 정비계획안을 공개한 압구정 신현대와 한양아파트도 각각 70층 계획안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서울시가 계획한 신속통합기획안(50층)보다 층수를 대폭 높여 최고 층수를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 조짐이다. 그동안 신속통합기획에 선정된 단지 중 최고 층수 등을 바꿔서 제출한 재건축 단지는 없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65m)와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256m)보다 높은 주거용 건축물을 한강 변에 짓겠다는 계획인 만큼 조합과 서울시가 합의점을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2·3·4·5구역 모두 ‘70층’

13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열람 공고했다. 지난 6월과 9월 압구정2·4·5구역에 이어 마지막으로 주민공람을 하는 단지다. 압구정3구역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주민 동의율을 채워 강남구에 계획안을 제출했다.

조합이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은 최고 70층(291m), 5175가구(공공임대 650가구)로 재건축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속통합기획안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높이’다. 기획안보다 20개 층 올리고 700가구 가까이 줄인 게 특징이다. 관심을 받았던 한강보행교가 공공기여 방안에서 사라졌다. 대신 계획했던 덮개공원과 공공보행로를 반영했다.

맘스카페, 키즈카페뿐 아니라 시니어라운지, 펫케어센터가 주민공동시설로 들어설 예정이다. 연회장과 소공연장, 어린이공연장, 스튜디오, 아트센터, 올데이다이닝, 사우나, 영화관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도 짓는다. 추정 분담금은 압구정 현대14차 전용 85㎡ 보유자가 전용 84㎡를 받을 때 1억9250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6·7차 전용 145㎡(과거 48평)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118㎡를 받을 땐 4억3293만원, 현대1·2차 전용 173㎡(과거 54평) 보유자가 전용 134㎡를 받을 땐 2억7967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계획안이 대폭 수정되면서 서울시 협의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은 도시계획위원이 포함된 자문단이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정비계획 초안인 기획안을 만든다. 심의 당사자가 정비계획에 잠정적으로 합의한 가운데 공식 절차를 밟는다. 도시계획위원회 대신 위원 소수로 구성된 수권소위만 거쳐도 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달라진 계획을 그대로 신속통합기획안으로 인정해 수권소위로 심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에 높이 300m 허용…‘글쎄’
한강 변 층수 논란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압구정2·4·5구역도 최고 층수를 모두 신속통합기획안보다 대폭 높인 69~70층으로 계획안을 수정해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비계획안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는 배경이다.

층수뿐 아니라 290m 높이 자체도 논란거리다. 서울시는 초고층 업무지구로 계획한 영등포구 여의도도 주거용 건축물에는 200m 제한을 뒀다. 여의도 파크원, IFC 등 중심업무지구의 초고층 건축물이 300m 내외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용산구 한강 변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높이도 202m(56층)다. 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은 “아직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보진 못했지만 용적률 300% 3종 주거지에 70층은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며 “당초 최고 층수를 50층으로 결정한 건 한강 변이란 점, 주변 주거지와의 조화, 학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이를 바꿨다면 위원들과 다시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아파트 최고 높이를 두고 제한을 두자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초 공개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서울 내 주거용 건축물 층수 제한(35층)을 폐지했다. 서울시 관련 민간 전문가는 “압구정에서 70층으로 재건축 계획을 내면 30년 뒤에는 100층이나 140층으로 재건축할 것인지, 재건축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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