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결정 이후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치러진다. 2025학년도 수능에는 역대급으로 몰린 n수생이 입시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수능’이 예상된다며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은 14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5분(일반 수험생 기준)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수능 응시를 지원한 수험생은 전년보다 1만8082명 증가한 52만2670명이다. 재학생은 34만777명(65.2%)으로 1만4131명 늘었고, 졸업생은 그보다 적은 2042명 증가한 16만1784명(31%)으로 집계됐다. 다만 졸업생 규모로만 보면 2004학년도(18만4317명) 수능 후 가장 많다. 의대 증원 등으로 반수에 도전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킬러문항 배제 원칙은 유지되겠지만 의대 증원에 따른 상위권 n수생 유입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만큼 어려운 불수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상위권 학생이 대거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험이 쉬우면 동점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 과목이라도 쉬우면 나머지 과목 하나만 잘 보면 의대에 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전 과목이 어려운 불수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택과목 간 점수 차도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수학 선택과목(미적분, 확률과 통계) 사이의 표준점수 차이가 11점에 달해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국어에서도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의 표준점수 차가 4점에 달했다. 선택과목에 따라 똑같이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가 15점까지 차이 나는 셈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통합수능을 통해 국어는 언어와 매체, 수학은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는 무전공 선발 확대 등이 늘어남에 따라 선택과목 간 점수 차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교시가 끝난 뒤 답안을 정답과 맞춰보지 말고, 다음 교시를 준비하라고 했다. 답안을 맞춰보는 것은 시험이 다 끝난 뒤 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시간 조절이 중요한 만큼 쉬운 문제부터 풀고, 수학 문제의 경우 5분이 지나도 안 풀리는 문제는 일단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푸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수능부터 킬러문항이 사라지면서 변별력 있는 문항들이 초반부터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평소보다 많이 틀리는 것 같아도 ‘나만 어려운 게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 수험생은 신분증과 수험표를 가지고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응시원서에 부착한 동일한 사진을 가지고 시험관리본부에 가면 재발급받을 수 있다. 수능 영어듣기평가가 치러지는 14일 오후 1시5분부터 1시40분까지 35분간 전국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전면 통제된다. 이 시간대 비상 및 긴급 항공기를 제외한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고, 비행 중인 항공기는 3㎞ 이상 상공에서 대기해야 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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