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이은 민간 외교관…조현상 "한국 기업 위상 높일 것"

입력 2024-11-13 18:09   수정 2024-11-13 23:49


“아버지(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이 되겠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기업 부문 자문기구인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는다.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등 여러 경제협력체의 수장을 맡아 민간 경제외교에 힘을 쏟은 조 명예회장의 뒤를 잇는 셈이다.

ABAC 한국 사무국인 대한상공회의소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ABAC 4차 회의 후 조 부회장이 만장일치로 2025 ABAC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21개 APEC 회원국과 지역 기업인자문위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ABAC 한국 위원으로는 조 부회장을 비롯해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등 세 명이 참석했다.

ABAC는 APEC에 민간 기업 목소리를 담기 위해 설립한 자문기구다. 한국이 내년 APEC 의장국이 되면서 ABAC 의장도 한국 몫이 됐다. ABAC 건의문은 APEC 정상·민간 자문위 간 대화에서 경제계 건의를 전하고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 부회장은 내년 2월부터 네 차례 회의를 주재하고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서 기업인의 제안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건의문에는 디지털 교역 환경 개선,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구축, 녹색경제 촉진 등 모두 26개 과제가 담겼다.

조 부회장은 민간 차원의 경제 외교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세계 무대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 기업사의 1세대 민간 경제 외교관이었다. 2000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필요성을 가장 먼저 공식 제기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미 FTA 민간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았고, 체결 이후엔 미국 의회를 방문해 한·미 FTA 비준을 호소하기도 했다. 2005~2014년에는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아 두 나라 민간기업 간 교류를 넓히는 데도 한몫했다. 한·일 FTA도 그가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았을 때 추진됐다.

조 부회장은 “2025 ABAC 의장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경제 상황에 경제계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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