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비판한 러시아 유명셰프, 숨진 채 발견…또 '의문사'

입력 2024-11-14 07:00   수정 2024-11-14 07:03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의 의문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비판적이었던 유명 셰프가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유명 셰프 알렉세이 지민(52)이 지난 12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런던에서 유명 레스토랑 '지마'를 운영하는 지민은 영국에 관한 새 책 '앵글로마니아'를 홍보하기 위해 세르비아를 찾았었다.

세르비아 수사 당국은 방이 안에서 잠겨 있었고 사망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조만간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해외에서 러시아 '반푸틴' 인사들이 의문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세르비아가 러시아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만큼, 이번 지민의 죽음은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민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한 뒤 러시아를 떠나 영국에서 지내왔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소셜미디어(SNS)에 전쟁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TV 요리 프로그램 출연도 불발됐다.

그는 당시 BBC와 인터뷰에서 전쟁 비판 이후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무더기 예약 취소, 위협 전화 등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레스토랑 지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에게 알렉세이는 동료일 뿐만 아니라 친구이자 많은 경험을 함께 나눈 친밀한 동반자였다"고 썼다.

러시아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인들의 의문사는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3월 보도에서 여러 대륙에서 러시아인들의 '미해결 죽음'(unsolved death)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위키피디아를 인용해 2022년부터 현재까지 사인이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던 러시아 사업가는 51명이나 된다고 했다.

대표적인 의문사 사례로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전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28) 피살을 꼽았다. 쿠즈미노프는 지난 2월 13일 스페인 동남부 베니도름 인근 한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최소 여섯 군데에 총을 맞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또 같은 달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문사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나빌나의 사인이 자연사라는 입장이지만, 그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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