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고려아연 유상증자, 증권사 조사서 유의미한 사실 확인"

입력 2024-11-14 12:17   수정 2024-11-14 12:19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전격 철회 결정과 관계없이 현재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조사를 이어간다고 공언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절차에 참여한 증권사의 주의 의무 소홀 가능성에 관해선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유상증자 철회했더라도 조사의 결은 그대로"
이 원장은 지난 13일 홍콩 투자설명회(IR)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고려아연의 장중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을 두고 "철회 결정이 조사 지속 여부와 조사 강도 등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관련 불공정거래 가능성은 이미 조사 사건이 된 만큼 (철회했더라도) 이미 정해진 단계별 절차를 거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사안을 두고 그간 금감원 조사팀의 의심에 대해 오해라고 주장해온 것들이 있는데 이번 유상증자 취소가 사안에 대한 상호 신뢰에 현실적으로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이는 아주 부차적인 이야기"라며 "조사·검사는 기존 결대로 간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4~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한 뒤 종료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엔 2조5000억원 규모 '기습 유상증자'를 발표해 시장의 논란을 샀다.

그간 당국 안팎에선 고려아연이 영풍·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돈을 빌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하고, 매입 자금은 사실상 주주가 갚도록 하는 구조를 미리 계획해 실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신주발행가액(67만원)이 자사주 매입액(89만원)을 크게 밑돈 점도 논란이 됐다. 고려아연은 앞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할 당시엔 일반공모 유상증자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증권사 검사서 유의미한 사실관계 확인"
이날 이 원장은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유상증자에 참여한 증권사 대상 검사와 관련해선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지난 4일엔 KB증권 대상 현장검사를 벌였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회사 역할을 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선 미래에셋증권이 모집주선인을, KB증권이 공동모집주선 역할을 맡았다. 금감원 등은 양사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한 만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 등을 알고도 묵인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다만 유의미한 검사 결과가 현 시점에서 특정 증권사의 위법 여부나 특정 거래를 불법으로 단정지을수 있는지 등 여부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권사들의 얘기도 존중해야겠지만, 결국은 물증이나 제삼자의 경험 등 여러가지를 확인해 (주장의) 입증을 해야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조사·검사가 고려아연측과 영풍·MBK측 중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사안은 양 쪽 당사자가 있는 사건인데, 금감원이 보호해야할 가치는 특정 당사자가 아니라 시장의 신뢰와 주주들의 정당한 이익보호"라며 "상대(영풍·MBK)의 불법행위 의혹 등에 대해서도 균형있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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