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 '1조 풋옵션' 리스크 해소…"새 투자자 유치했다"

입력 2024-11-14 14:29   수정 2024-11-14 14:30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이 재무적 투자자(FI)를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SSG닷컴의 신규 FI '올림푸스제일차'(SPC)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올림푸스제일차는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은행권 6곳과 증권사 4곳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이다. 기존 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보통주 131만6492주)를 양수하게 된다.

계약 금액은 1조1500억원이다. 주식 양수도는 오는 26일 진행될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 그대로 보유한다.

SSG닷컴은 이번에 신규 FI를 유치함으로써 잠재적 재무 리스크를 벗어나게 됐다. SSG닷컴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액(165억원)을 지난해 같은 기간(307억원)보다 46.3% 줄이는 등 3개 분기 연속 수익성을 개선했다. 특히 올 들어 3개 분기 연속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하며 실적 반등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분기 누적 EBITDA는 101억원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올림푸스제일차가 기업 실사와 외부 기관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산정한 SSG닷컴의 기업 가치는 3조원 이상. 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안정적 경영환경을 구축하고 격변하는 시장을 정면 돌파할 성장동력을 갖게 됐다"며 "플랫폼을 고도화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에 새 투자자가 들어오면서 원래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은 투자 원금 1조원에 1500억원가량의 이자를 챙겨 떠나게 됐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은 2018년 10월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15%씩 확보했다.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자 신세계 측과 투자금 회수 방안을 놓고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2023년까지 SSG닷컴 총거래액이 5조1600억원을 넘지 못하면 신세계그룹이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풋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신세계그룹과 기존 FI는 이 조항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거래액이 5조원을 넘었다고 주장했지만, FI는 신세계그룹이 매출이 이중으로 잡히는 상품권을 포함해 거래액을 과대 계상했다고 맞섰다.

이후 지난 6월 해당 지분을 단수 또는 복수의 제삼자에게 매도하기로 하며 분쟁을 일단락했으며, 이번 지분 양수 계약으로 갈등 소지를 완전히 없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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