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4일 15: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 교체 작업을 오는 26일 마무리한다. 자칫 분쟁으로 치닫을 뻔한 기존 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문제를 일단락 짓고 새 FI와 동행하며 SSG닷컴의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사들일 매수인으로 특수목적법인(SPC) 올림푸스제일차를 지정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올림푸스제일차는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은행권 6곳과 증권사 4곳이 참여한 SPC다.
올림푸스제일차는 어피니티·BRV캐피탈이 보유한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인수한다. 주식 양수도는 오는 26일 이뤄진다.
앞서 이마트와 어피니티·BRV캐피탈은 5년 전 맺은 주주 간 계약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계약에 포함된 풋옵션의 유효가 있느냐 여부를 놓고 다툰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거래액과 기업공개(IPO) 관련 조건을 모두 충족한 만큼 풋옵션 효력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FI는 SSG닷컴 자체 상품권 발행 등으로 거래액이 과대 계상된 점을 감안해 풋옵션 행사 요건이 충족됐다고 맞섰다.
양측은 법정 분쟁을 피하기 위해 풋옵션 효력은 소멸된 것으로 합의했다. 대신 새 지분 매매 계약을 맺었다. 연내 신세계그룹이 어피니티·BRV캐피탈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사들일 제3자를 찾아오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을 SSG닷컴의 새 FI로 유치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일각에선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의 계약을 맺고, 3년 내 IPO 조건이 걸려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FI에겐 풋옵션도 없다.
대신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회수를 보장받았다. FI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부터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고, 매각 시 SSG닷컴의 지분 가치가 양측이 미리 정해놓은 가격 이하일 경우에는 신세계그룹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신세계그룹은 리파이낸싱을 통해 FI를 내보내고 또 다른 FI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거래에서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신세계그룹은 이른 시일 내 SSG 닷컴의 IPO를 통해 FI 자금 회수를 돕거나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SSG닷컴은 지난 3분기에도 16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474억원에 달한다. SSG닷컴의 3분기 순매출액은 3905억원으로 전년 동기(4295억원) 대비 9.1% 줄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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