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5일 15: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치킨·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피자나라치킨공주' 운영사인 리치빔이 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지난 9월 매각 시도가 무산된 뒤에도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치빔은 최근 복수의 회계법인 등에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원매자를 구해오면 주관사 지위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리치빔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남양우 대표다. 매각 대상은 남 대표 지분 91.5%에 기타 주주가 보유한 8.5%까지 포함한 리치빔 지분 100%다.
2000년 설립한 리치빔은 피자·치킨 프랜차이즈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고 있다. 24년간 이어져온 장수 브랜드다. 가맹점 수는 2021년 471곳, 2022년 485곳, 2023년 505곳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가맹점 540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가맹점 확장을 바탕으로 매년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829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리치빔은 수년 전부터 별도 자문사 없이 자체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사모펀드 운용사 등과 접촉해 개별 협상을 추진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매물이 대거 나왔다. 올해 명륜당(브랜드 명륜진사갈비), 트릴리언즈(요아정), MGF코리아(매드포갈릭), 컴포즈커피 등의 주인이 바뀌었다. 버거킹과 맘스터치 등도 매물로 나왔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하려는 시도가 이어진 결과다.
리치빔 역시 올해 SG프라이빗에쿼티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지분 100%를 2200억원에 인수하는 구조였지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을 최대한 늘린 뒤 매각을 시도하는 만큼 사실상 기업가치가 고점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라며 “리치빔은 당시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했던 만큼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치빔 창업주인 남 대표는 리치빔 매각 자금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빔은 지난 2014년 오픈마켓 서비스인 ‘멸치쇼핑’을 내놓은 뒤 2020년 해당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멸치를 설립했다. 최대주주 역시 남 대표로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멸치는 지난해 매출 48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올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