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략적으로 일종의 ‘합법적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업급여를 활용해 짧게 일하고 휴식하는 패턴을 선호하는 일부 MZ세대는 이 제도를 일종의 ‘안전판’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여럿 봐 왔고 하나의 트렌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들은 실업급여 생활을 꼭 해볼 것을 서로 추천하고 합법적 방법을 공유하며 장기근속에 회의적 시각을 가진 듯하다.
MZ세대 사이에는 워라밸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 일 중심적인 삶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여가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과거 세대가 ‘평생직장’을 선호하고 안정적인 직업에 가치를 뒀다면, MZ세대는 삶의 질을 높이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삶을 지향한다. 실업급여로 쉬면서 자기 계발이나 여가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태도가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특정 기업에서의 장기 근무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 같다. 이들은 특정 회사에서의 경력보다 다양한 직무 경험과 스킬을 쌓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1년 정도 일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에는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다음 경력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일과 휴식의 균형을 추구하려고 한다.
실업급여 제도의 본래 취지는 실직자의 생계 보호와 재취업 지원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업급여 활용 방식이 확산하면 장기적으로는 실업급여 제도의 재정 건전성에 부담이 커질 것이다. 개인의 단기적 만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장기적인 직업 안전성과 기업 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업급여를 통한 ‘전략적 휴식’은 단순히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해 그들이 선택한 합리적 워라밸 실현 방식일지도 모른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개인의 경력 개발과 경제적 자립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싶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