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예산안이 가결되지 않은 외교통일위를 제외한 6개 상임위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 순증액은 8조5913억원(증액 9조3325억원-감액 7412억원)에 달한다. 순증액 기준으로 보면 보건복지위가 2조97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해수위(2조4762억원) 국토교통위(1조4701억원) 산업위(1조492억원) 순이었다. 검찰 특수활동비 80억원과 특정업무경비 507억원 등 법무부 예산을 대폭 삭감한 법사위만 384억원 순감했다.
이들 6개 상임위가 요구한 증액안이 모두 반영되면 내년 예산은 686조원가량으로 늘어난다. 올해 대비 예산 증가율은 4.5%에 달해 건전재정 기조가 무색해진다. 남은 11개 상임위까지 추가되면 순증 요청 규모는 지난해(12조원)를 웃돌 전망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공약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사업 예산을 행정안전위에서 대폭 증액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국토위를 통과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중 교통시설특별회계에 반영된 철도 예산이 7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529억원),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500억원), 서해선 소사~원시 구간 신호시스템 개량(480억원) 등 조만간 개통하는 노선 위주로 증액됐다. 고속철도 예산도 호남고속철도(277억원)와 인천발(70억원) 및 수원발(53억원) 고속철도가 증액됐다. 지방도로 건설을 위한 용역 예산은 수억원씩 20건 이상 늘어났다.
상임위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증액된 예산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결특위 본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예산 증액을 위해선 국가재정법 69조에 따라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핵심 사업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에 일부 양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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