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5%대 '급등'

입력 2024-11-18 09:20   수정 2024-11-18 09:21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자 투자심리에 불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오전 9시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00원(5.42%) 뛴 5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6.73% 오른 5만71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계열사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는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3조원 상당의 주식을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3개월간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를 매입한다. 금액으로는 보통주 2조6827억3759만원(주당 5만3500원 기준), 우선주 3172억6245만원(주당 4만5900원 기준) 규모다.

증권가에선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할 것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 추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후) 주가는 단기 상승세를 시현하며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주가 반등 재료로는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자사주가 소각돼 삼성생명(삼성화재 포함)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가면 초과분을 매각하거나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사주를 매도한다면 매각 자금의 일부가 주주환원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르려면 근본적인 경쟁력이 제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류영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단기적으론 메모리 업황·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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