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다친 어린이의 보육교사에게 내려진 자격정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보육교사는 사고 당시 다른 아이를 돌보느라 놀이기구 이용을 제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최근 A씨가 서울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보육교사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서울 금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보육교사로 피해 아동이 속한 반의 담임교사였다. 2022년 2월 당시 만 5세인 피해 아동은 놀이터에 설치된 매달려 건너기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금천구청장은 같은 해 11월 A씨가 영유아의 안전 보호에 소홀해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고 보고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3개월의 보육교사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사고 당시 다른 아동에 대한 보육 활동을 하고 있었고, 원고가 아동들에게 이 사건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며 "중대한 과실로 영유아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격 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로서는 보육 시간 중 영유아가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영유아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영유아가 야외 놀이 시설에서 놀이 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놀이기구 등에서 추락하는 등으로 상해를 입지 아니하도록 위험을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그네를 타다가 미끄러진 다른 아동을 살피는 도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앞서 본 원고의 주의의무 정도 및 그네의 위치와 이 사건 놀이기구 위치가 멀지 않아 원고로서는 아동들이 이 사건 놀이기구를 혼자서는 이용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피해 아동이 이 사건 놀이기구 이용 연령 기준을 충족한다는 점, 자신이 당시 13명의 아동을 보육하고 있었는데 이는 보건복지부가 안내한 반별 정원 기준(20명)을 초과한다는 점 등을 들어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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