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장갑차 유럽이어 중동 질주

입력 2024-11-18 17:10   수정 2024-11-18 17:11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수년간 수출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2022년 11월 한화디펜스에 이어 2023년 4월 한화 방산을 합병했고, 올 9월에는 한화 비전, 한화정밀기계를 인적 분할하며 방산 사업부 확장에 집중했다. 2024년은 수출이 내수를 앞지르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루마니아, 호주, 영국, 폴란드 등 수출 대상 국가가 확대되면서 지상 방산 부문의 수주잔고는 30조원에 육박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7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1조3828억원어치 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쟁 제품을 제쳤다. 이번 계약에는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를 포함한 점을 루마니아가 높이 샀다는 평가다.

루마니아가 K9 자주포 10번째 운용 국으로 합류하며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했다. NATO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까지 확대됐다. K9 운용 노하우를 공유하는 유저클럽 등을 운영하며 NATO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출 제품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K9의 성능을 개량한 뒤 북미, 중동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10월 미 육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5개 업체를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위한 후보군으로 지정해 검증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호주 국방부가 구입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도 한화의 효자상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국내 육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로 개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안보 수요가 급증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하면서 현지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4 사우디 방산 전시회’에서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는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장갑차 등 지상 무기체계부터 로봇 및 위성을 활용한 감시정찰체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방위부의 중장기 획득 계획에 참여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방위산업을 육성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협력도 확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 사업에서도 항공기 엔진 통합 개발을 수행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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