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 이후 조직적 움직임을 보이는 비명(非이재명)계에 경고한 데 대해 "이 대표의 확정판결을 대비하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서 "'움직이면 죽습니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겁니다'라고 비명계를 향해 민주당 모 의원이 말씀했다고 한다"며 "물론 여기서 '죽인다'는 건 '정치적으로 죽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이 대표가 확정판결 받을 때를 대비해 친명계의 당 지배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비명계를 향해 협박하는 것보다는, 친명계를 향해 '순장조'가 되자고 하는 게 맞지 않겠냐"며 "이 대표 대법원 확정판결 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찐명'(진짜 친명)은 사실 없을 것이다. 그저 악에 받쳐 쌓아 올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계파를 '죽이겠다'는 허망한 호통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유튜버들과 만나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민주당이 분열하느냐 아니냐'"라며 "일부 이미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원외 모임 '초일회'가 이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직후인 지난 17일 행사 개최 사실을 알린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일회는 당시 내달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당내 '비명계 신(新) 3김'으로 꼽히는 인사다.
'움직이면 죽는다' 등 최 의원의 발언이 수위가 높았던 점은 이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해당 발언을 두고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경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온건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다.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 (최 의원의 발언은)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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