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를 추진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와 인수 대상 기업인 제이오 모두 비슷한 성공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복잡한 시장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탄소나노튜브(CNT)’ 선도 기업 제이오는 CNT가 최초 발견된 지 10여 년밖에 안 된 2003년에 자체 개발에 착수하고 3년 만에 업계 최초로 직경 10nm(나노미터)의 다중벽(MW) CNT 양산에 성공했다. 10년 뒤인 2014년에 세계 최초로 직경 6nm의 소수벽(TW) CNT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까지 CNT 수요가 크지 않아 국내 대다수 제조사들이 시장을 떠났지만 제이오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했다.
경쟁업체들이 문을 닫던 2015년 현재의 1공장을 준공해 연산 1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이차전지 제조사 니즈에 부합하는 비철계 다중벽 CNT인 ’10B’ 주력 양산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20년 주력 고객사인 SK온의 소재 승인을 받게 된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의 증설을 거치면서 2개의 대량양산 공장을 보유하게 됐고, 다중벽 CNT 양산 생산능력(Capa) 기준 세계 5위권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2025년부터는 최고 난이도 제품으로 꼽히는 단일벽(SW) CNT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로써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CNT ‘풀 라인업(Full Line-up)’을 보유한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이 될 전망이다.
이수페타시스 또한 제이오의 성공 스토리와 닮아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이수그룹의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제조 계열사로, 1989년 이후 35년이 넘게 PCB 한 우물만 파 왔다. 현재는 PCB분야에서도 기판 층수가 18층 이상이 되는 ‘초고다층(MLB)’ 영역에서 전세계 1~2위를 다투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디스플레이, 모바일, 반도체 등의 국내 주류산업에 비해 오랫동안 큭 주목받지 못했으나 2000년대부터 전세계 통신/네트워크 1위 기업 ‘시스코(Cisco)’의 우수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PCB 업계 내에서는 ‘히든챔피언’으로서 인정받아 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수요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전세계 데이터 송수신에 부하가 걸리면서 이수페타시스의 ‘고다층기판(MLB_)’이 대중에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어서 AI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부품 공급사로 거듭나게 됐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두 회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확신을 갖고 꾸준히 연구개발을 지속한 결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번 인수로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 모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 기회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수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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