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손 전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 및 사후조치와 관련해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우리은행장 사무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 혹은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내준 616억원 중 350억원이 특혜성 부당대출이라고 판단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8월과 10월 손 전 회장 자택을 비롯해 우리은행 본점과 전현직 관계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우리금융지주가 추가됐다.
검찰 등은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 진위확인을 누락하거나 담보·보증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았으며 대출을 받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등도 용도에 맞지 않게 대출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감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내용 외에도 거액의 추가 불법 대출 혐의도 새롭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두 달간 3명을 구속했다. 손 전 회장의 처남인 김 모 씨를 지난 9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문서 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같은 달 27일에 부당대출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알려진 우리은행 전 본부장 임 모 씨를 구속속했고, 지난달 31일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전 부행장 성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손 전 회장 처남과 우리은행 전 본부장의 재판 기일을 한 차례 연기해달라며 기일변경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신청을 받아들여 두 사람의 첫 재판은 다음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아직 검찰이 손 전 회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았지만 손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만큼 다음달 중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손 전 회장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우리은행의 금융사고 공시는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사고 발생일은 지난 3월 14일이며,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양상가 매수인이 매도인과 이면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에 고지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기대출”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제보 접수 후 자체조사를 통해 이를 발견했으며 차주를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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