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한 달 전보다 1억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는 데다 매물이 늘고 최고가 거래는 줄어들고 있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저가 아파트뿐 아니라 고가 아파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1억3192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12억4105만원)보다 1억원가량 감소했다. 아직 신고기한(계약 30일 내)이 남았지만, 거래금액은 11억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6월 12억3735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2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9월까지 넉 달 연속 12억원대를 유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7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9월 거래가(8억5000만원)보다 5500만원 하락했다. 2021년 10월 기록한 최고가(10억5000만원)와의 차이는 2억5500만원에 달했다.
아파트 매수 심리 냉각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최고가 거래는 472건으로, 전체 거래(3029건)의 15.6%를 차지했다. 최고가 비중이 올해 들어 가장 높았던 9월(16.9%)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월별 최고가 비중은 5월 6.8%를 기록한 후 9월 16.9% 등 4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반포·잠원동 한강 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던 서초구에서 최고가 거래가 급감했다. 서초구 최고가 거래는 9월 53건에서 지난달 22건으로 5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은평구는 26건에서 12건, 양천구는 49건에서 36건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제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체제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고가 아파트 거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5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25건을 기록했다. 고가 거래가 가장 많았던 7월(66건)의 절반에 못 미쳤다.
직방 관계자는 “국내 경제와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며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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