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해외 자본이 전구체 기술을 보유한 국내 법인을 인수하려면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선 고려아연 외에도 포스코,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이 전구체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에서 주목하는 건 이번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다.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은 각자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내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MBK가 전구체 사업을 고려아연에서 떼내 분할 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국가 안보 사안으로 비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애초부터 고려아연을 해외에 매각할 생각이 없었다”며 “오히려 핵심기술 지정을 환영한다”고 응수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받은 전구체 사업부를 분리해 다른 기업이 보유하면 고려아연의 나머지 사업을 해외에 매각한 건 이론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BK·영풍이 주주총회에서 승리하고, 몇 년 뒤 차익 실현의 기회가 왔을 때 해외 자본을 포함해 고려아연을 매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경영 능력’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주총 표대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이 전구체 독립에 가장 근접해 있다”며 “현대자동차 등 재계 주요 기업이 고려아연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형규/정영효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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