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장조사업체 ICIS에 따르면 지난 1일 동북아시아에서 거래되는 가성소다 평균 단가는 t당 475달러다. 지난 8월 말 t당 377.5달러에서 두 달여 만에 25.8% 올랐다. 지난해 2월 t당 510달러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창 가성소다 수요가 많았던 2021년(t당 700달러)보다는 약세지만, 최근 들어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가성소다는 알루미늄의 전 단계인 알루미나,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 배터리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등을 제조할 때 필요한 제품이다. 최근 가격 급등세는 아프리카 기니가 보크사이트(알루미나의 원재료) 수출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 알루미나 공급이 부족해지자 가격이 급등했고, 알루미나 제조에 필요한 가성소다 역시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중국 현지 기업의 정기보수도 가성소다 공급 부족을 불러온 원인이다.
소금물을 전기분해한 가성소다는 알루미나 제조뿐 아니라 반도체 세정, 섬유 불순물 제거, 펄프·제지 표백, 리튬·니켈 등 광물 제련, 전구체 제련 등에 널리 쓰인다. 최근 배터리 수요가 둔화했지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며 가성소다 쓰임새도 늘어나고 있다.
가성소다를 제조하는 한화솔루션(연 85만t), LG화학(연 71만t), 롯데정밀화학(연 35만t) 등도 남몰래 미소 짓고 있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은 가성소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한다. 한화솔루션은 선제적인 증설을 바탕으로 연말부터 연산 112만5000t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정기보수가 완료되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다소 약보합세일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화학업계는 가성소다처럼 ‘효자 상품’이 될 제품을 선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제품 가운데 글로벌 산업 경기에 따라 화학 소재가 개별적으로 등락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화학 기업의 실적은 각 업체가 생산하는 물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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