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이 대표는 법원에 맞서 지지자들을 선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선고 다음날인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나가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여러분이) 손가락 하나라도 놀리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 댓글이라도 쓰고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으면 손 꼭 잡고 참여해서 우리가 펄펄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며 판결 불복을 시사한 직후 나온 것인 만큼 재판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술 더 떴다. 판결 이후 처음 열린 18일 최고위원회의는 재판부에 대한 성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라며 “오죽하면 서울 법대 나온 판사가 맞냐고들 하겠느냐”고 담당 판사를 인신공격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처음부터 유죄 결론을 내리고 짜맞추기 한 사법 살인, 정치 판결”이라고 했고, 주철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치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에 법원마저 판결로 부화뇌동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누가 더 법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나’ 경쟁이 붙은 것처럼 보였다.
기자와 통화한 한 친명계 의원도 “1심 판결을 계기로 오히려 더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재판부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차원에서 사법부를 비판하거나 권위에 도전하려는 것은 아니다”(황정아 대변인)라는 주장은 ‘구색 맞추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판결문을 읽어보면 판결에 대한 민주당의 해명은 처음부터 헛다리를 짚었다. 재판부는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조작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골프를 안 쳤는데 쳤다고 조작했다”는 주장으로 유권자 입장에서 해석해 허위라고 판단했는데 민주당은 ‘이 대표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적이 없다’며 말꼬리를 잡아 억지 주장을 하는 식이다. 원내 1당이 사리에 맞지 않는 논리로 사법부의 권위를 흔들려는 시도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이 대표와 민주당은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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