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이냐?"…뿔난 참모들

입력 2024-11-18 18:01   수정 2024-11-18 18:02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에서 갈수록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럼프와 공동 대통령이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핵심 내각 인사에서 머스크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이날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는 머스크의 측근으로 알려진 브렌던 카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이 내정됐다. 머스크는 최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카 위원의 위원장 지명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 위원은 “(머스크의 X 등 소셜미디어를 압박하는) 검열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머스크가 FCC 등으로부터 규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머스크는 이날 X에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매직8볼 중 누가 결정해야 할까”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금리 결정에서 Fed보다 운세를 알려주는 장난감 공인 매직8볼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조롱성 글이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해임이나 일부 공화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한 Fed 폐지를 주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전날에는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창업자와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CEO(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중에서 러트닉이 돼야 한다는 글을 X에 올렸다.

WP에 따르면 정권 인수팀 인사들에게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 X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글에 “좋은 움직임(good move)”이라고 쓰기도 했다. ‘관세 대통령’을 자칭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생각이 다르다고 적은 셈이다.

머스크 사업에 대한 지원책도 줄을 잇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차기 정부 교통부의 1순위 과제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방 규제 시스템을 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규정이 마련돼 무인 자율주행이 허용되면 ‘로보택시’를 2026년 대량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머스크 CEO에게 직접적 이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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