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TF 자금 유입 14년 만에 최대…'트럼프 랠리'가 불안한 월가

입력 2024-11-18 18:04   수정 2024-11-18 18:05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산하며 뉴욕증시에 세계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S&P500지수는 한때 사상 처음으로 6000을 넘었고,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기록적인 유입액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등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뉴욕증시 대형 종목들도 고평가됐다는 우려에서다.
○금융·소형주 중심 자금 유입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융리서치 회사인 EPFR 자료를 활용해 지난 7~13일 미국 ETF 및 뮤추얼펀드에 약 56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주간 기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금융 부문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자금 규제를 강화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회사의 자금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선 직전 221.49달러이던 JP모간체이스 주가는 15일 245.31달러로 올랐다. 7~13일 금융 관련 ETF에 유입된 금액만 40억달러가 넘는다.

미국 중·소형주 투자 흐름도 거세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봐서다. 대표지수형 ETF 중 중·소형주 중심의 ‘아이셰어즈 러셀2000’(IWM)엔 같은 기간 55억5320만달러가 몰려들어 주간 기준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신흥국 증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국제금융연구소(IFF)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255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유출 규모다. 10월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산한 시기였다. 존 해리슨 TS롬바드 신흥시장전략담당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모든 신흥국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웃돈)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 고평가’ 지적도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부양할 수 있는 정책에만 주목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공약대로 중국에 60%의 관세를 물리고 다른 국가에 최대 20%의 보편관세를 매기면 미국의 수입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의 각종 감세안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내각 인사에서도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되자 15일 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모더나는 6%대, 화이자는 4%대 하락했다.

미국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4년 11월 15일 기준 30으로 2021년 3월(30.5)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도 15일 기준 37.43으로 2021년 12월(38.31) 후 최고치다. CAPE는 과거 10년간 주당순이익(EPS)을 현재 가치로 할증해 PER을 계산하는 개념이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시장심리와 포지션이 위험할 정도로 낙관적”이라고 경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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