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 "ADC 내성 잡아 글로벌 선두 될 것"

입력 2024-11-18 17:49   수정 2024-11-18 17:50

항체약물접합체(ADC) 의약품 매출 1위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다. 차세대 항암제의 선두 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엔허투는 내성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내 1위 ADC 기업인 리가켐바이오는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C 내성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가 되겠다는 포부다.
○ADC 내성 극복 시장 정조준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ADC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은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증폭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DC의 내성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DC는 약효가 뛰어난 화학항암제를 항체에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가게 한다. 일명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린다. 지난해 글로벌 ADC 시장은 116억5000만달러 규모다. 올해는 127억5000만달러, 2033년까지 286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9.4% 증가할 전망이다.

ADC 매출 1위인 엔허투의 지난해 매출은 25억7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였다. 전년(12억5000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2030년 엔허투의 최대 매출은 136억달러로 전망한다. 하지만 엔허투 투약 환자의 24%가 12개월 이내에 내성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 ADC 내성을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다. 리가켐바이오가 이 시장을 정조준한 배경이다.
○선천면역 활성화, ADC와 시너지
리가켐바이오는 내성 극복 전략으로 면역항암제를 선택했다.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LCB39와 LCB33는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STING) 작용제다. STING은 선천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STING을 활성화하면 면역세포 능력을 향상해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 아직 글로벌에서 STING 약물은 개발 초기 단계다. 여러 회사가 개발을 시도했지만 초기 임상에서 높은 부작용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안전성을 확보한 STING 타깃 약물 개발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2~3년 동안 최적화한 결과 임상에 착수했을 때 손색이 없을 만큼 안전하고 효능이 좋은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CB39는 STING을 직접적으로 활성화하는 주사제다. 글로벌 임상 착수 시기는 2026년이다. LCB33는 STING의 활성화 경로를 방해하는 단백질인 ENPP1을 저해하는 경구용 약물이다. LCB33는 내년 글로벌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수많은 ADC 회사가 같은 항체에 같은 페이로드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면역항암제 페이로드 전략은 리가켐바이오가 뒤따라가는 게 아니라 앞서 나갈 것”이라고 했다.
○100건 이상 공동연구 계약 진행
리가켐바이오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의 외부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00건 이상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텍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면역항암제 개발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리가켐바이오의 ADC와 시너지가 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M&A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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