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지수는 2.16% 오른 2469.0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폭은 지난 9월 12일(2.34%) 후 두 달여 만에 가장 컸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이날 2.46% 올랐고 중형주 지수는 0.69%, 소형주 지수는 0.76%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가 5.98% 급등해 5만67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장 종료 후 나온 자사주 매입 발표의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종료 후 앞으로 1년간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500억원의 매수 수요가 유입되는 셈이고 향후 소각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율도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드디어 침묵을 깼다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반응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7.48%까지 상승폭을 확대했고, 거래량(4768만1101주)은 최근 1년간 일곱 번째로 많았다. 코스피지수 상승분 52.21포인트 중 절반에 가까운 24.32포인트(우선주 포함)를 혼자서 책임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있던 상황에서 7년 만에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되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삼성전자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돈 것은 올해를 포함해 총 다섯 번뿐”이라며 “과거 자사주 매입 후 주가 추이를 봤을 때 반등 계기로 분명히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삼성그룹주 전체의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 위력이 컸다. 삼성전자 주주환원책이 다른 그룹주로 확산할 가능성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이날 삼성생명(11.48%), 삼성화재(10.48%), 삼성물산(5.71%), 삼성SDI(6.49%), 삼성에스디에스(6.23%)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오르며 삼성그룹주 시총 규모는 하루 만에 25조1004억원 늘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환원책 효과가 그룹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증시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주부터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펀드 자금 집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한신/조아라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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