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억 뒷바라지…'애물단지' 편의점에 골머리 앓는 이마트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11-19 16:38   수정 2024-11-20 08:36

이 기사는 11월 19일 16: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92년 6월. MBC 드라마 <질투>가 방영되면서 뜻하지 않은 '편의점 붐'이 일었다. 드라마 주인공인 최수종과 최진실이 컵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데이트를 하던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드라마 열풍을 바탕으로 편의점 업계 '터줏대감'인 세븐일레븐이 자리는 한층 단단해졌다. 이어 로손, 써클K LG25(현 GS25) 훼미리마트 미니스톱 등이 줄줄이 등장했다.

2013년 12월. 신세계그룹은 비교적 뒤늦게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인 '위드미'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편의점 시장을 놓고 경쟁강도가 커지면서 이마트24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마트는 적자행진으로 쌓인 이마트24의 부실을 털어내주기 위해 2014~2023년에 390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마트24의 부채비율은 600%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재무구조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마트24는 부랴부랴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작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다음 달 12일에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마트24의 100% 모회사인 이마트가 1000억원의 신주를 전량 인수한다.

이마트24는 오는 28일에 공모 영구채 1000억원어치도 발행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이 이번 영구채의 발행주관사다. 영구채는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만큼 상환 의무가 크지 않아, 자본으로 분류했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와 영구채로 2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이마트24가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나쁜 재무구조와 맞물린다. 올 9월 말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649.8%로 작년 말보다 11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금액)은 4302억원에 달했다.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은 적자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이 회사는 2013년 12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년 이어오던 적자를 이어갔지만 2022년에 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230억원 영업손실, 올해 9월 누적으로는 1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과 편의점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이마트24의 편의점수는 지난해 말 6611개다. 시장점유율 11.9%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점포수로 CU(1만7762개, 32.0%), GS25(1만7390개, 31.3%), 세븐일레븐(1만3133개, 23.6%)에 밀린다.

이마트24가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모회사인 이마트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에 39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이번에 1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면서 자금수혈 규모는 49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마트24의 흑자전환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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