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국정 후반 문화정책 청사진으로 예술한류 해외영토 확장을 제시했다. 문학부터 클래식, 공연, 미술 등 한국 예술과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지역소멸, 저출생 등 당면한 사회문제도 문화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해소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최근 정부 감사를 통해 수면 위로 떠 오른 스포츠계 불공정 관행도 바로잡아 체육 행정체계 개혁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 측은 “정부 출범 이후 모든 국민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투·융자 등 지원을 통해 문화콘텐츠 연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새로운 미래 문화 환경에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로 가는 예술가 지원
우선 문체부는 해외시장 개척을 우선 추진과제로 들고 해외 공연·전시 활동에 대한 항공료 지원, 해외 문화원 순회프로그램 개편을 약속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이 세계 클래식계에서 인정받은 것을 비롯해 소설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설치미술가 이미래가 한국인 첫 영국 테이트모던 터바인홀 단독전시를 여는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책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한강 작가처럼 세계적 수준의 예술가와 작품이 나올 수 있게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체계를 개편했다”면서 “개인단위의 지원보단 공연, 미술 등 분야별 축제 같은 프로젝트 단위의 대규모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공연장, 연습장, 집필 공간, 전시장 등 공간 지원 같은 간접 지원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등 한류와 한국 문화예술 확산 잠재력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코리아 시즌’을 열어 한국문화를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순수예술부터 대중문화 콘텐츠까지 K컬쳐를 즐기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게 만드는 랜드마크 축제인 한류종합행사 ‘비욘드 케이 페스타(Beyond K Festa·가칭)’를 서울에서 열고 연관 산업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해외자본을 유치해 유망 수출산업으로 떠오른 게임·웹툰·영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글로벌리그 펀드’도 새롭게 조성한다.
또 문체부는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국 문화장관들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문화 분야 고위급 회의’를 신설해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알리기로 했다.
지역 활성화·체육개혁도 마무리
지역·인구소멸 문제 해결에도 문화정책의 역할이 강조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대한민국 문화도시’다. 문화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이 될 전국 13개 도시에 내년부터 3년간 도시당 200억원의 재정을 집중 투입해 지역 대표예술단체 육성 등 지역별 특색이 드러나는 예술 콘텐츠가 창·제작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문화환경취약지역, 산업단지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해 국민 문화향유 증진과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에도 힘쓸 예정이다.
투명한 스포츠 행정체계 확립도 국정 후반기 주요 추진 과제다. 문체부는 ‘(가칭)스포츠혁신지원과’를 신설해 스포츠 재도약의 정책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앞서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문체부 자체감사와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현장점검 결과 비위 혐의가 드러난 만큼,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지역에 지원했던 생활체육 예산 중 416억원을 지방협력사업으로 전환해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하고, 국민체육진흥기금 사업 전반에 대한 집행과 성과관리도 강화할 것”이라며 “한국 스포츠 위상에 걸맞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스포츠 민관협력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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