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공실률 급등, 누군가에게는 기회이다 [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4-11-20 10:24  

이 기사는 11월 20일 10: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공급량(182만 평)을 보였던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량은 올해에도 109만 평이 신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로써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준공된 물류센터는 약 415만 평에 달하며, 이는 올해 말 예상 재고량(1,143만 평)의 36.3%에 달하는 면적이다.
물류센터 시장 현황

물류센터의 공급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공실률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글로벌 부동산관리회사 JLL과 CBRE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수도권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각각 17.1%, 23.0%에 달했다. 양사의 조사대상 표본에 따라 공실률 집계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양사 모두 공실률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부동산관리회사 젠스타메이트와 알스퀘어의 경우 용도별 공실률을 별도로 집계하고 있으며, 양사 모두 저온이 상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수도권 물류센터 공실률 현황'를 보면,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이 40% 초반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최근 준공된 저온 물류센터 대부분이 비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급격히 상승한 물류센터 공실률은 자연 공실률 수준까지 하락하려면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이유는 급격히 증가했던 신규 공급물량이 감소해야 하고, 이미 준공된 물류센터들의 공실이 해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공급 예정 물류센터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 측면에서의 우려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성장 둔화와 민간 소비 감소 등 영향으로, 코로나 초기 급격히 증가했던 수준의 물동량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실률 급등시기 물류시장 참여자들
앞서 언급했듯이 물류센터 공실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류센터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많은 시행사와 투자용 물류센터를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들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장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누군가는 누구일까?

첫 번째로, 물류센터를 임차하는 화주들이 있다. 공실률이 급격히 상승한 임차인 우위 시장에서 임차인 즉, 화주들은 신축된 우량 물류센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임차할 수 있으며, 심지어 Rent-Free(무상 임차)와 Fit-out(인테리어 기간), Tenant Improvement(인테리어 공사비) 지원까지 받고 있다. 특히, 3자 물류사들의 경우 전대 사업을 통해 사업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낮은 임대료로 우량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화주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마치 2010년대 중반, 공실률이 높았던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급격히 증가했던 공유 오피스 업체들의 확장세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현재 물류센터 임차시장에서 화주들과 3자 물류사들은 장기 임대차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이들 또한 현재와 같은 공실률 수준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저렴한 임차료로 물류센터를 장기 확보하고자 함이다.

두 번째로, 물류센터를 매수하고자 하는 물류 회사 또는 잠재투자자들이 있다. 이들은 준공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물류센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공매로 넘어간 우량자산을 낙찰받은 투자 사례가 여러 건 관측되고 있다. 물류센터를 매입 후 자가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물류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담보대출금리로 대출을 받아 물류센터를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공실 안정기에 접어들면 부동산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물류 회사들이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 번째로, 화주와 임대인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임대자문사들에게 기회가 있다. 공실률이 낮을 때는 임대차 자문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지금처럼 공실률이 높을 때는 자문 수수료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오피스 시장에서도 반복적으로 관측되었던 현상이다. 공실률이 낮을 때는 적극적으로 임대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임차하고자 하는 화주들이 직접 임대인에게 연락을 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많이 줄 필요가 없지만, 공실률이 높을 때는 적극적인 임대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인상시켜야 임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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