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IPO 大漁들도 고평가 논란 직면

입력 2024-11-20 15:30  

이 기사는 11월 20일 15: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방산 부품 업체 MNC솔루션을 비롯해 내년 초 상장 예정인 SGI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기업가치 산정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시가총액 기준 1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최근 시장 상황에서 조단위 ‘대어’ 상장은 무리라는 기관투자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기업들은 기업가치를 놓고 기관투자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MNC솔루션은 희망 공모가 범위 8만~9만3300원을 제시한 뒤 오는 26일부터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예상 시가총액 기준 최대 8800억원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방산주’가 주목받고 있으나 증권업계에서는 시장 기대치에 비해 공모가가 다소 높게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MNC솔루션은 시가총액을 순이익을 나눠 피어그룹과 비교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이 아닌 감가상각비용이 큰 기업에 쓰이는 EV/EBITDA 방식을 사용했다. 기업가치(EV)를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비율이다.

PER 방식과 비교하면 감가상각이나 이자비용이 큰 기업이 쓰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고평가될 수 있다. 한 공모주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IPO시장 분위기에 맞지 않은 기업가치라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의 유무형 감가상각비가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EV/EBITDA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업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나오면서 상장에 영향을 받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조6000억원대로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의 50%는 기존 주주가 보유하던 주식을 파는 구주 매출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난이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

SGI서울보증보험도 공모가 산정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내년으로 미룰 계획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다시 4.5%대로 상승하면서 배당주 매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말이 다가오면 기관투자가들은 장부를 마감하기 위해 수익을 확정 짓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연말에 조단위 ‘대어’ 상장이 줄어드는 편이다. 하지만 증권사는 리그테이블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연말에도 대형 상장에 나서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1조3654억원) KB증권(1조2227억원) NH투자증권(1조797억원)으로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무리한 상장으로 인한 실권주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의 ‘발해인프라펀드’는 지난 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은 결과 경쟁률 약 0.27대 1을 기록해 미달이 발생했다. 총액 인수 계약을 맺은 KB증권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관사단이 물량을 전부 떠안게 됐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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