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그림 '빛의 제국'(1954)이 경매에서 1억2120만달러(약 1686억원)에 낙찰됐다. 역대 초현실주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이로써 마그리트는 역사상 16번째로 작품의 경매가가 1억달러(약 1390억원)를 넘긴 화가가 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빛의 제국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크리스티사의 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해 1억2120만달러에 낙찰됐다. 역대 마그리트 작품 중 최고가이자, 모든 초현실주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낙찰가다.
빛의 제국은 마그리트가 1947년부터 1965년에 걸쳐 그린 동명의 유화 연작 17점 중 하나다. 어두운 밤의 거리와 밝고 맑은 낮의 하늘을 대조시킨 이 그림은 마그리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은 루마니아 출신 디자이너이자 독지가 미카 에르테군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연작 중 처음으로 전경에 물이 그려진 버전이다.
작품의 경매가가 1억달러를 넘긴 예술가는 마그리트가 역사상 16번째다. 마그리트에 앞서 1억달러를 넘긴 예술가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구스타프 클림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앤디 워홀, 장 미쉘 바스키아, 파블로 피카소 등이 있다.
NYT는 이 작품이 당초 1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9500만달러(약 1320억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매 당일 10여분에 걸친 입찰 경쟁 끝에 예상가를 넘겼다고 전했다. 벨기에에서 마그리트 작품 전문 갤러리를 운영하는 파올로 베도비 관장은 "지금 모든 대형 수집가들이 마그리트를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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