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사진)은 20일 이같이 말했다. 버추얼 스포츠란 정통 스포츠에 e스포츠를 결합한 개념이다. 가상현실(VR)과 확장현실(XR)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세계에서 골프 태권도 축구 등 기성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최근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IOC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2년마다 e스포츠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했다. 아직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e스포츠뿐 아니라 버추얼 스포츠 종목도 다수 포함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e스포츠뿐 아니라 버추얼 스포츠로의 확장이 한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XR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그런 기술을 기존 스포츠와 잘 접목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스타트업 싸이드워크엔터테인먼트를 사례로 들었다. 싸이드워크는 글로벌 K팝 댄스 플랫폼인 스테핀(STEPIN)을 개발한 업체다. K팝, 태권도 같은 한국의 IP를 버추얼 스포츠를 통해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얘기다.
1961년생인 김 회장은 광운대를 졸업한 뒤 LG소프트에 입사했다. 1999년 한빛소프트를 창업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의 국내 유통을 맡아 ‘국민 게임’ 반열에 올려놨다. 현재는 생활용품 유통기업 생활의쓰임 대표를 맡고 있다. 2005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8년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회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국내 기업이 버추얼 스포츠로의 확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e스포츠 올림픽 등이 주목받자 국내에 있는 각 스포츠 종목 단체에서 e스포츠와의 협력 문의가 많다”며 “해당 종목 단체와 이를 버추얼 스포츠로 현실화할 기술을 갖춘 기업을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 마케팅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은 e스포츠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경기만 중계하는 게 아니라 비하인드 스토리 등 후속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에 마케팅 관점에서 더욱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이버 공간에서 간접광고(PPL)가 점점 발전해 광고주 입장에서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영역에 들어오면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방식과 관련해 협회의 고민도 전했다.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협회는 선수의 이력 데이터를 관리하는 등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한 2021년에 이어 3년 만에 이달부터 케스파컵을 다시 연다. 김 회장은 “앞으로 케스파컵을 다른 종목까지 정례화해 국가대표 선발 기준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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