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저점"…레버리지 ETF 베팅한 개미

입력 2024-11-20 17:50   수정 2024-11-21 00:31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 새 두 지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6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이 국내 증시가 저점이라고 판단해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최근 1개월(10월 21일~11월 19일) 사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이 기간 총 36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닥1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코스피2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327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2위였다. 증시 하락으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8%, KODEX 레버리지는 -10.36%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악화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단기 저점으로 보고 과감하게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0.9~1배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17일 0.89배로 내려갔다.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도 연초 10~11배에서 최근 8.73배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때도 레버리지 ETF를 다수 주워 담았다. 이날 하루에만 KODEX 레버리지를 43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후 증시가 V자 반등하면서 8월 6~20일 사이 KODEX 레버리지는 19.96%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PBR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며 “현재 주가만 놓고 보면 이미 최악을 가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코스피지수는 PBR 0.83배 수준에서 바닥이 잡혔다”고 했다.

개인은 최근 한 달 사이 ‘KODEX200 선물인버스2X’를 175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하락 베팅 포지션은 일부 털어냈다. 이 ETF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서 최근 1개월 사이 11.11% 상승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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