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유럽에 있는 제약사와 총 9304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두 건의 계약 규모는 각각 7524억원, 1780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글로벌 제약사와 11건,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 2011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주액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작년 수주 금액(3조5000억원)의 1.5배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일라이릴리, 로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대다수(17곳)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상위 40곳으로 목표를 확대했다.
SK팜테코·바이넥스 등 두각…롯데·셀트리온도 CDMO 진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9%의 배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치 성공률은 99%로 업계 평균(90~95%)을 뛰어넘는다. 규제기관 실사 통과율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우리는 고객사가 원하는 물질을 굉장히 빨리 만들 수 있다”며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로 속도와 유연성도 강조했다.
에스티팜과 바이넥스는 지난달 말과 이달 11일 잇따라 CDMO 계약 공시를 내는 등 국내 기업의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에스티팜은 리보핵산(RNA) 치료제 주원료인 올리고핵산의 글로벌 3대 생산 업체다. 지난 8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원료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항체의약품 시장에서 삼성이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상대한다면, 중소형 고객사를 상대할 국내 대표 주자는 코스닥 상장사 바이넥스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대규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생산 물량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넥스는 1957년 설립된 옛 순천당제약이 모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CDMO 사업에 뛰어들었고 2015년 한화케미칼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연매출은 1500억원 규모지만 대규모 수주의 영향으로 내년과 2026년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 의약품 CDMO
제약·바이오기업이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제품의 상업화와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세포주를 받아 대량 생산하는 것이 위탁생산(CMO), DNA로 받아서 세포주를 만든 후 생산 전까지 가는 것이 위탁개발(CDO)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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