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은 무지를 낳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연금 시장의 취약점이야말로 사람들의 ‘무관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관심이 없다 보니 관련 용어나 개념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고, 계속해서 연금 시장을 어렵고 귀찮게 여기게 된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 난해하게만 여겨졌던 제도의 구조와 원리, 더 나아가 전망까지 공부하면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 그 시작은 역시 기초 개념을 아는 것이다. 여전히 알쏭달쏭 어렵게만 느껴지는 퇴직연금 운용 방법과 관련 용어들을 소개한다.
CHECK POINT 1
퇴직연금사업자는 어떻게 선택하나요
‘400조 퇴직연금 시장, 금융권 고객 쟁탈 경쟁’, ‘퇴직연금사업자 수익률 비교해보니’ 등등. 최근 포털사이트 내 퇴직연금을 검색해보면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을 통째로 다른 금융 회사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지난 10월 31일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실물이전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퇴직연금 가입자가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 회사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예금 상품 보유자라면 중도해지 없이 약정이율을 받을 수 있고,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 상품도 이전을 위해 과거처럼 매도할 필요가 없어졌다. 동시에 약 40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보험·증권 업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양상이다. 가입자들의 고민도 늘었다. 어떤 퇴직연금사업자가 자신에게 적합하고, 더 큰 수익률을 올릴 수있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나에게 맞는 사업자를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첫 번째 스텝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퇴직연금을 도입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기존처럼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거나 이를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해 대체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은 퇴직연금사업자를 복수로 지정해 운영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기업은 부담금을 자체적으로 쌓아 두는 대신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예치하게 된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퇴직자에게 줄 돈을 미리 정해 놓고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DB)형, 회사는 적립금을 넣어주기만 하고 근로자가 상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직하거나 퇴사할 때 받은 퇴직금을 개인 계좌에 적립해 운용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도 있다.
앞서 설명한 실물이전은 회사에서 미리 선정해 놓은 퇴직연금사업자들 중에서 가능하다. 절차는 간단하다. 새로 계좌를 이동하는 금융사에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한 뒤 이전 신청서만 접수하면 된다. 다만, 실물이전은 같은 제도끼리만 가능하다. DC형는 DC형끼리, IRP는 IRP 계좌로만 옮길 수 있다.
이전 가능한 상품들로는 예금, 정부보증채권, 회사채 등 채권, 원리금 보장 파생결합사채,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반면 리츠, 디폴트옵션, 파생결합증권, 금리연동형보험은 실물 그대로 계좌 이전이 불가능하므로 본인의 투자 자산 현황을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퇴직연금 관련 전문가들은 운용사를 결정할 때 수익률보다는 포트폴리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후 대비 자산인 연금 상품은 장기로 유지해 자산을 꾸준하게 불려 가야 하는 만큼,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용섭 KB국민은행 연금사업본부 상무는 “실물이전을 하기 전 보유한 퇴직연금 자산을 점검해보고, 현재 가입돼 있는 금융사에서 내가 원하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어렵다면 실물이전을 검토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 외 금융기관의 서비스도 종합적으로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염 상무는 또 “연금 상품은 종류가 다양하고 과세 체계가 복잡해서 노후 준비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연금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이 필요할 때 전문가 상담이 적시에 가능한지, 연금 관리를 위해 유익하고 참고할 만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받을 수 있는지, 주거래 혜택, 예를 들면 환율 우대,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 대출 관련 혜택, 고객 편의 서비스 등의 제공 범위를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CHECK POINT 2
자산 배분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요
투자의 오랜 격언 중 하나는 “달걀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다. 자산을 나눠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는 예나 지금이나 늘 강조돼 왔다.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은 퇴직연금도 마찬가지다. 막상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연령 등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찾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전체 자산을 주식과 채권 등 여러 자산으로 어떻게 배분을 하느냐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연금 가입자들은 자산 배분 전략을 확립하는 재무 설계 과정이 없이 막연하게 채권이나 정기예금 등에 편중해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연금 자산에서 주식에 대한 비중은 3.2%로 주요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채권과 현금(예금) 비중이 각각 36%, 20%로 높게 나타났다. 연금 선진국으로 불리는 호주가 주식 44.9%, 채권 13.2%이며 집합투자가가 30.2%, 현금 11.7% 등으로 균형 있는 자산 배분을 보이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전략은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까.
개인 가입자들이 스스로 면밀한 포트폴리오를 수립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산 운용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 회사의 프라이빗뱅커(PB)나 파이낸셜플래너(FP)를 찾아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전략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나 투자 목표, 투자 기간, 투자 금액 등을 명확히 하고 설문지나 상담을 통해 위험 성향이나 경험 정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후에는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전략을 짜고, 운용하면서 조금씩 자신에게 맞는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방법은 ‘핵심-위성 전략(core-satellite)’이 있다. 핵심자산이란 코스피 지수, 미국 S&P500 지수 등 시장의 평균적인 성과를 실현하는 상품에 투자해서 예측 가능한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이다. 위성자산은 글로벌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중국 4차 산업 등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투자한다. 위성자산은 초기 변동성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 달성이 예상되는 업종이나 섹터에 투자하는 등 장기 운용할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다.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는 핵심자산은 타깃데이트펀드(TDF)로 글로벌 자산 배분을 담고, 위성자산은 자신이 생각하는 투자 관점을 더 액티브하게 적용해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CHECK POINT 3
디폴트옵션은 뭔가요
‘사전지정운용제’란 뜻을 지닌 디폴트옵션(default option)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DC·IRP)이 운용 지시 없이 방치되고 있으면 회사와 근로자가 사전에 지정한 방법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제도가 잘 발달한 미국, 영국, 호주 등 영미권 국가가 선제 도입해 퇴직연금의 장기 운용성과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산 운용 활성화를 통해 퇴직연금 자산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을 결정, 2023년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앞서 언급했듯 디폴트옵션은 무관심이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운용 방법을 정하지 않았거나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가입 근로자가 직접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가령, 정기예금 만기가 지났는데 다른 운용 지시가 없이 4주가 지나면 금융 회사는 가입자에게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됨을 통지한다. 통지 이후에도 별도의 운용 지시 없이 2주가 지나면 미리 정한 디폴트옵션 방법으로 운용된다. 단, 퇴직연금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몰라 금융 회사의 디폴트옵션으로 운용을 원할 경우 언제든지 선택이 가능한데, 이를 옵트인(opt-in)이라고 한다. 반대로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하다가 언제든지 다른 방법으로 운용 지시를 하는 것은 옵트아웃(opt-out)이다.
디폴트옵션은 기대수익률과 투자 위험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초저위험은 은행 정기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만 구성되고 나머지는 정기예금과 TDF, 자산배분형 펀드 등으로 적절하게 배분, 구성돼 있다. 제도 도입 당시 증권사와 은행 및 보험업권 간의 치열한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만 구성된 초저위험 상품이 포함됐다.
그렇다면 디폴트옵션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가입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퇴직연금사업자는 디폴트옵션의 구성 내용, 수익률 현황, 수수료 등을 공시하도록 돼 있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남은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퇴직까지 기간이 10년 이상 남았고 중도에 인출할 계획이 없다면 중위험이나 고위험 유형을 선택하는 식이다. 퇴직 혹은 중도인출 계획까지 5년 이내라면 초저위험이나 저위험 유형을 선택한다.
CHECK POINT 4
ETF? TDF? 디딤펀드?
그렇다면 퇴직연금을 현명하게 투자하고 싶은 가입자들에게 어떤 상품이 적합할까. 개인이 직접 운용하기 어려운 경우, 대개는 투자 전문가에게 맡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투자 상품이 바로 펀드(fund)다. 펀드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그 손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 상품이다.
사실상 국내 퇴직연금 투자 대부분이 펀드를 통해 이루지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운용의 규제 탓도 있다. 기업이 직접 운용하는 DB형 경우,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개별 종목에 투자할 수 있지만, 가입자 개인이 운용하는 DC형이나 IRP는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만큼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연금 운용에 특화된 펀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ETF, TDF, 디딤펀드다. 우선, ETF는 특정 주가나 상품 지수를 추종하는 일종의 인덱스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돼는 상품이다. 퇴직연금은 2012년부터, 연금저축은 2017년부터 적립금을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단, 모든 ETF를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금은 노후 생활을 위한 자본인 만큼 지나치게 변동성이 큰 상품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ETF를 활용한 퇴직연금 운용이 증가한 배경에는 연금 투자에 적합한 다양한 ETF 상품들이 등장하고, 일반 펀드보다 저렴한 투자 비용을 꼽을 수 있다. 일반 펀드의 경우, 펀드 추천 및 관리 등에 따른 판매보수가 있지만 ETF는 없다. 대신 가입자가 직접 ETF 종목을 골라서 투자해야 한다. 증권사에서 운용할 경우 당일 매수, 매도가 가능해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ETF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투자 시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ETF 분산투자를 통해 시장 위험을 줄이고, 투자 시점에 따른 위험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TDF는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의 약자로,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 펀드 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시간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자산배분형 펀드다.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여 공격적으로 투자하다가 은퇴 목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추구한다.
각 회사별로 고유의 ‘글라이드패스’라고 불리는 자산 배분 곡선에 따라 자산군의 비중을 조절한다. 가입자가 TDF를 고를 때는 펀드명 끝에 기입된 ‘2045’, ‘2055’ 등 목표 연도를 확인해, 본인이 예상하는 은퇴 시점에 맞는 펀드를 고르면 된다. 보통 5년 단위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60세까지 일한다면 자신이 태어난 연도에 60을 더해 가까운 숫자의 TDF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1984년생이라면 1984+60=2044이므로 가까운 2040이나 2045에 가입하면 된다. TDF는 지난 8년간 163배나 성장해 판매고 10조 원을 달성하는 등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지난 9월 연금 운용에 특화된 펀드가 또 하나 출시됐다. 바로 ‘디딤펀드’다. 디딤펀드는 주식, 채권 등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 하는 자산 배분 펀드라는 면에서 TDF와 동일하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전액 이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같다.
둘의 차이점은 TDF는 운용 기간 흐름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데, 디딤펀드는 위험자산 비중을 비교적 일정한 범위로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과 자산 가치 변동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한다. 즉, 위험 수준이 운용 기간 동안 ‘이븐(even)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주식 채권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 배분을 수행하는 펀드를 ‘밸런스드 펀드(balanced fund)’라고 부른다.
‘디딤’이라는 명칭은 25개 자산운용사가 공유하는 공동 브랜드다. 그러나 운용사마다 디딤펀드를 굴리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목표 위험관리에 집중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빅테크 기업 투자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TF로 하는 자산 배분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펀드도 있다.
디딤펀드와 TDF 사이에 우열은 없지만, 위험자산 비중을 70~80%에서 시작해 은퇴 시점에는 30~40%대로 자동 조정하고 싶다면 TDF를, 운용 기간 전체를 아울러 위험자산 비중을 50% 이내로 유지하고 싶다면 디딤펀드를 각각 고려해볼 수 있다.
CHECK POINT 5
운용 성과 평가 및 리밸런싱은 꼭 해야 하나요
연금 자산 운용은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 이후 정기적인 평가와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연금 운용의 평가는 가입자가 세운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지,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 등의 투자 상품이 적절한지 평가해야 한다. 단, 성과를 평가할 때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상품의 수익률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수익 실현과 주기적인 리밸런싱(rebalancing)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신경 쓸 부분이다. 리밸런싱이란 포트폴리오 안에 있는 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는 것으로,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 일부 수익을 실현하고, 하락한 자산은 낮은 가격에 매입해 자산 배분 전략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전략이다. 수익 발생 계좌가 리밸런싱을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수익 실현을 동반하게 된다. 이때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수익 실현에 따른 과세가 연금 지급 시점 이후로 이연돼 수익 전체가 재투자되기 때문에 복리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김수정 기자
참고 한경무크 <따라만 해도 노후 걱정 없는 퇴직연금 완전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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