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태그플레이션 직면할 것"…'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경고

입력 2024-11-21 09:00   수정 2024-11-21 10:42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21일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규모 감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 KB금융그룹과 함께 '글로벌 대전환과 정책기조 피벗을 넘어서'를 주제로 연 지속가능성 글로벌 서밋에서 강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이다.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 국면에서는 23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이 역사적인 선거를 치른만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트럼프 2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만 대규모 감세와 막대한 재정적자, 억만장자와 기업에 대한 감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빠르게 안정화된 인플레이션을 다시 높아지게 함으로써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고물가와 경제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후변화와 인구 위기 등 전세계의 협력을 요하는 문제에서 퇴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글로벌 공조와 협력의 종말을 보게될 것"이라며 "특히 기후 분야에서 공조가 퇴보하는 점은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중 무역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기된 중국 경제의 위기 전망에 대해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비판적 전망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론 "긍정적인 요소가 많으며,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라디 연구원은 "중국의 기업 투자와 경제활동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과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오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인구 문제도 다뤄졌다. 세이케 아츠시 일본 적십자사 총재는 "전세계가 인구 고령화라는 전례없는 동일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선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축사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등도 참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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