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식빵 만들어줄 수 있나요"…80대 어르신 요청에 사장님 '눈물'

입력 2024-11-21 08:35   수정 2024-11-21 08:43


아픈 아내를 위한 밤식빵을 만들어 달라며 가게를 찾아온 80대 어르신의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졌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밤식빵 좀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셨던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글이 18일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개업한 지 3개월 조금 지난, 수습 기간 끝난 사장이다. 제과, 제빵, 커피를 혼자 운영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80대로 보이는 어르신이 매일 가게 앞을 지나는 걸 봤다"며 "처음엔 몰랐는데, 거의 매일 지나다니셔서 눈여겨보게 됐다. 매장에는 들어오지 않고 빵이 나왔는지 늘 살피는 눈치였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어르신은 가게 앞을 오간 지 열흘이 지나고서야 매장에 들어왔다. 이어 어르신은 "부탁 좀 하겠다. 아내가 아파서 식사를 못 한다. 밤식빵을 그렇게 좋아해서 그거라도 먹이고 싶은데 파는 곳이 없다"며 "혹시 밤식빵 좀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사연을 듣고 눈가가 촉촉해졌다"며 "밤식빵은 판매하지 않고 있었지만 한 번 맛있게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드리고 연습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틀이 지난 뒤 어르신은 A씨의 가게를 재방문해 밤식빵을 구매했다. A씨가 빵을 그냥 드리려 하자 어르신은 값을 치르고 가셨다고 한다.

일주일 뒤 A씨의 가게에 다시 방문한 어르신은 "(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잘 먹고 갔다"고 말했다. A씨는 "어르신의 아내분이 세상을 떠나신 것이었다"고 설명하며 당시 사연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끝으로 A씨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고 있던 일이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저도 암 투병으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면서 마음 아팠던 날이었다. 앞으로 장사할 때 잊지 않고 초심 지키려고 한다"면서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탁인데 사장님 마음이 따뜻하다" "마음이 따뜻한 이야기에 눈물이 난다" "열흘간 가게 앞을 서성거리셨을 할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 "사장님 복 받으실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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