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화학업체들의 차입금이 32조원을 웃돌았다. 눈덩이 적자를 내면서 3년 사이 1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신용등급이 줄강등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만큼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많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화학(개별 기준)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 SK지오센트릭 HD현대케미칼 대한유화 등 주요 화학업체 7개사의 차입금은 지난 9월 말 32조6152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6.28%(1조9278억원) 불었다. 2021년 말(19조7287억원)과 비교하면 65.3%(12조8865억원) 늘었다. 7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021년 말 91.1%에서 올해 9월 말 143.4%로 치솟았다.
플라스틱과 고무, 비닐 등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 주요 화학업체는 적자 늪에 빠졌다. 9월 말 기준 7개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7717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저가 화학제품이 쏟아지면서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 실적 악화폭이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누적으로 6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9월 말 차입금은 10조9570억원에 달했다. 7개 화학업체 가운데 가장 손실이 크고, 차입금이 많다.
화학업체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신용등급 AA)과 여천NCC(A) SK지오센트릭(AA-)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천NCC가 지난달 시행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40억원어치 주문만 들어왔다.
김익환/장현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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