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조작 못하겠네"…추첨기 어떻게 관리하나 봤더니 [영상]

입력 2024-11-23 18:41   수정 2024-11-23 19:40


"굉장히 미세한 차이이고,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이런 변수조차 없애기 위해 보관실의 온도와 습도까지 관리한다고 합니다."

유명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가 23일 MBC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진행된 '2024 로터리 데이'의 1부 '과학으로 풀어보는 로또 당첨의 모든 것' 토크쇼에서 이같이 말하며 "로또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7월 로또 1등 당첨자가 63명으로 다수 나오면서 조작설이 재점화된 가운데,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이 로또 복권 추첨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날 대국민 추첨 생방송을 진행한다.

오후 8시 35분부터 진행되는 추첨 생방송에 앞서 동행복권 측은 오후 2시께부터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또 추첨 생방송의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로또 추첨 당일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샅샅이 밝히겠다는 취지다.
"태풍 맞먹는 바람으로 추첨"

이날 행사가 시작되고 동행복권 관계자들은 곧바로 로또 추첨기 창고부터 개방했다. 올해 MBC 복권 스튜디오 내 신설된 '추첨기 전용 보관실'이다. 관계자는 "추첨기 보관은 3중 보안 시설로 구성돼있으며 동행복권 및 MBC 관계자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창고 문을 개방하기 직전 창고 내 온도와 습도를 발표하고 기록해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온도는 20도, 습도는 36%였다. 관계자는 "온도와 습도가 추첨기나 추첨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거의 없다"면서도 "추첨볼의 소재인 폴리우레탄과 추첨기 소재인 아크릴에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상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평상시에는 생방송이 시작하기 3시간 전에 관계자 입회하에 창고 잠금장치와 봉인 상태를 모두 확인 후 창고를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수포를 벗긴 추첨기가 모습을 드러냈고, 관계자들이 순서에 맞춰 본 추첨기 1대와 예비 추첨기 2대를 스튜디오로 옮겼다. 생방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추첨기 장애를 대비해서다.

추첨볼을 기계에 넣은 뒤, 본격적인 정상 작동 시험을 진행한다. 바람이 제대로 나오는지, 센서가 작동하는지 등 기본적인 확인 절차가 끝나면 시험용 추첨볼을 넣고 실전처럼 기계가 작동하는지 살핀다.

이 과정은 추첨기 1대당 각 3번씩 총 9회 실시한다. 57~58초 내외의 추첨 시간과 추첨 번호를 모두 호명하며 실제 컴퓨터 기계와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관계자는 "해당 추첨기는 프랑스에서 제조된 '비너스 추첨기'로 전 세계 40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바람의 속도가 태풍과 맞먹을 정도라 순식간에 추첨 번호가 선택되며,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추첨볼과 관련해선 "모든 볼을 1년 2회 전수 조사하고 있다"며 "20년간 추첨기는 1번, 추첨볼은 3번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매주 이렇게 진행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본 추첨 전, 매주 오후 7시 40분부터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방송사 관계자와 참관인, 경찰 입회하에 리허설을 진행한다.

정식 추첨에서 쓰이는 추첨볼은 총 5개 세트가 준비돼있다. 계측기를 이용해 추첨볼들의 규격을 모두 체크한다.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오차범위 3.8~4.2g)이며 기준 둘레는 44.5mm(오차범위 43.4~45.6mm)다.

규격 검수를 마치면 참관인이 직접 추첨에 쓰일 볼 세트와 예비 볼 세트를 선정하며, 저녁 8시 판매 마감 시간이 공지되면 생방송과 같은 환경에서 리허설을 2회 더 진행한다.

오후 8시 35분 시작하는 로또 생방송에서는 지난주 당첨 소식을 전하고 곧바로 추첨을 진행한다. 방송을 마치면 관계자와 함께 추첨 장비를 봉인·기록 후 창고로 옮기는 것으로 로또 추첨을 마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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