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에게는 수많은 최연소 기록이 따라다닌다. 15살 4개월에 최연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대회 우승, 17살 7개월에 최연소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고 2015년 18세 6개월에 최연소 LPGA 10승을 기록하며 최연소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27세 3개월 17일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또 하나의 최연소 기록을 추가했다. 21일(한국시간) LPGA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 1라운드를 마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리디아 고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낸시 로페즈(미국)로부터 LPGA 명예의 전당 헌액 자격을 전달받았다.
LPGA투어 통산 22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월 LPGA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하고 8월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완성했다. 이어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 우승을 해낸 그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트로피까지 챙겼다. 그는 "엄마가 항상 저에게 '15살때 가장 잘 쳤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그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커리어 하이'의 기쁨을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골퍼'로 기대와 주목도 받았지만, 더불어 실망과 질시도 많이 받아왔음을 내비친 셈이다.
리디아 고는 11년의 프로생활 동안 수많은 부침을 겪었다. 2019년부터 2년간 우승이 끊기자 앳된 얼굴에서 홀쭉한 모습이 된 리디아 고의 외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골프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은 것 같다"는 비난이었다. 상금랭킹에 2019년 48위, 2020년 9위를 했을 정도로 '슬럼프'라 말하기 어려운 성적이었음에도 그랬다.
2022년 3승을 거두며 부활을 알린 그는 그해 연말 결혼을 하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의 프로 경력에서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인 상금랭킹 90위로 시즌을 마치자 "리디아 고가 한물 갔다, 이제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리디아 고는 흔들리지 않고 올해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냈다.
17살에 세계 1위, 27살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리디아 고가 짊어져야했던 가장 큰 무게는 다름아닌 본인이 이룬 업적이었다. 어린 나이에 거둔 커다란 업적에 주변에서 쏟아진 기대는 그에게 큰 부담이 됐을터다.
리디아 고가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오롯이 현재를 살아내는 것이었다. 최악의 시간을 지나오던 지난해, 리디아고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매 해가 새로운 시작이고, 좋은 한 해를 보냈다 해도 다음 해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릅니다. 그저 내가 경기할 때 나의 100프로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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